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45년 작 동물농장(Animal Farm)은 농장의 동물들이 무력 혁명을 일으켜, 농장 소유주인 인간들을 몰아내고 농장을 직접 운영하는 이야기의 소설이다. 동물주의를 표방하며 일곱 계명을 채택한 동물들은 똑똑한 두 돼지, 스노볼과 나폴레옹으로부터 글자를 읽고 쓰는 법을 배운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돼지 사이에 경쟁이 격화되어 스노볼은 쫓겨나고 나폴레옹이 최고 지도자가 된다. 점점 권위주의적으로 변해가던 나폴레옹은 스노볼에 섰다는 누명을 씌워서 동물들을 처형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면서 나중에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던 그들의 구호마저 나폴레옹과 돼지들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소련의 스탈린주의 시대를 풍자한 이 소설에서 오웰은, 인간의 사회에서는 언제나 자신이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정한 평등은 결코 실현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오웰은 이 작품에서 부당하게 권력을 차지한 돼지들은 당연히 비판적으로 묘사하지만, 그렇다고 돼지들에게 굴종한 동물들에게 온정의 시선을 보내지도 않는다. 스퀼러가 어떤 괴변을 늘어놔도 동물들은 아무런 비판적 사고도 하지 않고, 그저 [동물들은 이 모든 걸 그냥 그대로 믿었다]라고 묘사하거나, [이 작업 중 상당수는 돼지 외의 다른 동물들은 무식해서 이해할 수도 없었다]라고 묘사하면서, 돼지를 제외한 동물들의 무지와 수동적 사고에 대해서 비난한다. 심지어 제거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나폴레옹에게 정말 열정적으로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쳤던 복서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그나마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에 속했던 벤자민은 수수방관 끝에 유일한 친구를 잃고, 힘들게 만든 동물농장이 다시 장원농장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오웰은 선한 의도로 시작한 혁명일지라도, 그 사회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권력의 탐욕을 감시하지 않으면, 권력의 폭압에 신음해야하는 비참한 상황이 끝나지 않을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란 필명을 사용했다.
1903년 인도 벵골에서 출생, 이듬해 가족들이 영국으로 이주했다. 1913년 세인트 시프리언스(Saint Cyprian's) 사립예비학교(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에 장학생으로 진학. 성적은 우수했지만, 기득권층 자녀들과의 차별을 겪는다. 1917년 왕립 장학생으로 이튼 칼리지(Eton College, 한국의 중고등학교에 해당)에 진학했으나, 학업에 흥미를 잃고 독서에 몰두하다 저조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이튼 칼리지의 학생들은 대부분 귀족의 자제들이어서 귀족으로서 갖추어야 할 교양 외에도 당시 영국의 제국주의를 이어갈 식민지 관료나 제국주의자들을 양성하기 교육을 목표로 했는데, 평범한 하급 공무원의 자제였던 오웰은 이런 교육에 염증을 느꼈다. 그래서 이튼 컬리지 학생들은 졸업 후에는 대부분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영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하지만, 성적도 좋지 않고, 대학 등록금을 낼 돈도 없는데다, 학업에 흥미도 잃은 오웰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인도 제국 경찰관 시험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다. 이후 1922년 버마로 가서 5년간 성실하게 근무하지만, 이번에도 제국주의를 앞세워서 백인을 우월시하고 현지인들을 억압해야 하는 상황에 염증을 느껴서 사표를 낸다.
오웰은 당시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 했지만, 이후 오랫동안 파리와 영국을 돌아다니면서 빈곤한 생활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1933)’을 집필할 수 있었고, 르포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후에도 ‘엽란을 날려라(Keep the Aspidistra Flying, 1936)’, ‘위건 부두로 가는 길(The Road to Wigan Pier, 1937)’ 등 사회 하층민의 모습을 다룬 글과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바르셀로나로 건너가서 직접 눈으로 본 참상을 글로 쓴 ‘카탈로이나 찬가(Homage to Catalonia)’ 등을 집필한다.
1945년 소련 스탈린의 전체주의를 풍자한 본작 ‘동물농장’으로 유명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결핵과 상처(喪妻)로 인한 아픔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도 1949년 ‘1984’를 발간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결국 폐결핵이 심해져서 사망한다.